한국경제신문을 보면 금요일마다 예술 관련 기사가 실리는 지면이 있어요. 거기서 보고 가보고 싶어서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론 뮤익 전시회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4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개최됩니다. 관람료는 5,000원이고 지하 1층 5,6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하고 미리 예매하시면 매표소에서 줄서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발송되는 QR코드로 입장할 수 있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엄청 많아서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했어요. 5전시관 같은 경우는 줄이 금방금방 줄어 들어드는 터라 금방 입장 가능했습니다.

전시회 곳곳에 QR코드가 있어서 휴대폰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실 수 있어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보니까 작품을 한층 더 깊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이어폰 꼭 챙겨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론뮤익은 작품을 원래 크기보다 극단적으로 크게 만들거나 축소해서 보는 이들을 잠시나마 현실과 동떨어지게하는 한다고 해요. 극사실적인 인체 조각인데 실제 대상보다 크기가 작거나 크니까 거기서 오는 비현실감과 위화감이 론 뮤익 작품의 매력이더라구요. '나뭇가지를 든 여인'이라는 작품에서 나뭇가지는 크게 여인은 작게 만드니까 여인의 힘듦이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었어요.

이 작품은 '치킨/맨'이라는 작품이었는데요. 닭과 노인이 대치하는 상황이 엉뚱하면서도 재밌더라구요. 론뮤익 작품 속 인물들은 희노애락과 같은 네 가지 뚜렷한 감정이 아니라 미묘한 표정을 얼굴에 닮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일상생활 속 사람들은 무표정을 짓고 있는 때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무표정속에서도 조금씩 비집고 나오는 미묘한 표정들이 있잖아요. 그 미묘한 표정들을 순간 포착해서 작품에 반영한 점이 굉장히 인상깊었답니다.

이 작품은 '연인'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도슨트 설명에 따라 관찰 시점을 달리에서 바라보면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첫 번째는 정면에서 감상해보고, 두 번째는 여자의 얼굴이 보이는 각도에서 감상해보고, 세 번째는 남자의 얼굴이 보이는 각도에서 감상해보았습니다.

각도를 달리해서 감상해보면 정면에서 감상할 때와 다르게 두 연인 사이에 미묘한 감정을 포착할 수 있어요. 정면에서 바라볼 때는 다정하게 스킨십하는 연인의 느낌이었다면 각도를 달리해서 감상했을 때는 갈등이 있는 연인의 모습이라서 신기하더라구요.

이 작품은 '쇼핑 하는 여인'이라는 작품인데요. 아이를 품 안에 안고 양 손에 비닐봉지를 든 엄마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요. 초점 없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엄마의 표정에 삶의 애환이 담겨 있어서 전시회를 다 보고도 기억에 오래 남았던 작품이에요.

5전시관 마지막에는 '매스'라는 작품이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론뮤익이 파리의 카타콤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해요.

'배에 탄 남자'라는 작품도 인상깊었습니다. 론뮤익 작품은 인물의 표정뿐만 아니라 자세나 신체 모습에서도 많은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요. 팔짱 낀 자세에서 느껴지는 체념과 이마와 목에 깊게 잡힌 주름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더 강조하는 느낌입니다.

6전시관은 줄이 길어서 20분 정도 기다렸다 들어갔는데요. '어두운 장소'라는 작품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그런 것 같더라구요. 멀리서도 감상 가능해서 줄 기다리다 이탈할까 싶었는데 멀리서 보는거랑 지정된 관람 위치에서 보는거랑 느낌이 아예 다르더라구요. 바로 앞에서 감상하니까 작품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 '지옥'이라는 드라마에서 고지를 받을 때 신의 얼굴과 같은 형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 잡히는 장면이 나와요. 이 작품을 볼 때 드라마 속의 인물이 돼서 고지를 받는다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날 저희의 데이트 코스는
지유가오카핫쵸메(커피+케이크)-론뮤익 전시회 관람-일월카츠 저녁-솔트 24(크로와상 구입)-티갤러리(차)였는데요. 원래는 아티스트 베이커리 가려고 했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지만 정말 알차게 데이트해서 재밌었답니다. 안국역 주변에 유명하고 맛있는 빵집들이 많더라구요. 여름에 빵지순례하시는 분들은 중간에 론뮤익 전시회 하나 끼워놓으시면 시원하고 알차게 여름 데이트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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